보라카이 여행에서의 태풍
최근 괌을 강타했던 태풍, 마와르. 괌에 여행을 갔던 모든 여행객들은 태풍으로 인해 여행은 커녕, 숙박과
식사를 걱정할 지경까지 몰리게 된 상황이 있었다. 코로나가 끝나고 여행업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지금,
이번 괌 태풍 사태는 대자연의 힘 앞에 인간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 지를 알려주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비행기와 배로 전세계가 연결되어 안될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큰 태풍 하나만으로도 모든 항공,
배편이 취소되고 많은 사람들이 어쩔줄 모르고 호텔 안에 자의로, 타의로 갇혀있다라는 뉴스 보도와 사진은,
한국에서 스크린 너머로 이 광경을 보는 사람들에게는 애틋한 감정과 동정심을, 과거 다른 여행지에서 자연재해로
인한 문제를 겪어봤던 사람들에게는 예전을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트라우마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국과 같이 모든 방제 조치가 마련되어 있고, 비상대책 메뉴얼이 확립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지만, 한국인이 많이 여행가는 유럽 뿐 아니라, 동남아 등지도 이런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거주하는 보라카이-깔리보 지역도 큰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여럿 발생하였는데, 그때마다 태풍 이재민(?)
이 생겨나기도 하고, 한국에 귀국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호텔 예약, 액티비티 취소 등 다양한 해프닝을 경험한
적이 있다. 태풍이라는 것. 한국에서는 단지 바람이 좀 세고, 비가 많이 올 뿐이였지만, 현지에서는 거대한 코코넛
나무가 눈앞에서 쓰러지고 벽돌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필자의 몸무게가 약 90킬로 정도 되는데 걸을 때마다 몸이 살짝씩 들리는 정도여서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한국에서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태풍이 실제로 이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겪게 되니, 얼마나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체험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많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긴급 조치 상황(향후조치)
필리핀의 우기는 보통 6월 부터 시작이지만, 태풍 시즌은 10월 부터 시작하게 된다. 태풍 시즌이 되면 비가 자주 오는
것은 물론, 보라카이로 들어가는 항구가 앞바다의 각반이 아닌 뒷바다의 탐비사안으로 변경되고, 보라카이로 건너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타본 해협의 파도가 거칠어지면서 방카도 자주 운행이 중단된다.
태풍이 오기 전에는 항상 전조가 있다. 이상하리만큼 우기인데도, 비가 오지 않고 날씨가 좋다. 또, 여행을 할 때에는
일기예보를 항상 확인하는 것이 좋은데, 태풍이 발생할때는 필리핀 동쪽 마리아나 해구 있는 곳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필리핀 일기예보에서 미리 이야기를 해 주는 편이다. 태풍은 주변의 비구름을 서서히 빨아들이며 세를 확장해 나가기
시작해 필리핀 동쪽 바다에서부터 다가오기 시작한다.
태풍이 서서히 접근하기 시작하면 필리핀 내부는 발칵 뒤집힌다. 학생들을 학교에 등교시키지 않고 가정에서 머무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집 수리 및 주변 환경 정리, 관리를 시작하는데, 사실 이렇게 준비해도 기본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항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정전, 건물이 파괴되고, 식료품을 당연히 구하기 힘들어지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고, 또 이런 상황을 틈타 도둑이나 강도가 창궐하기도 한다. 태풍이 끝나면 거대한 발톱이 할퀴고 간
것처럼 인명의 사상과 함께 시설이 파괴되는 등 다양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태풍발생시
태풍이 필리핀 전국에, 혹은 보라카이 지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 우선 빨리 일정을 체크해봐야 한다. 만약 여행
일정이 많이 남아있고, 태풍의 크기가 그리 크지 않다면, 외출을 삼가지 말고 다소 아쉽지만,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그러나 일정이 얼마 남지 않고, 태풍의 크기가 크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첫번째로 할 일은 재빨리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다. 태풍으로 인한 배 스케쥴, 그리고 비행기 운항 계획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태풍이 너무 접근하게 되면, 배가
아예 출발하지 않으므로, 비행기 출발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체크아웃을 미리 하더라도 빨리 짐을 챙겨서 항구로 향해야
한다. 차라리 공항 근처의 숙소를 잡아 대기하다가 공항 상황을 체크하면서 출국을 하는 편이 좋다. 호텔이 아깝다고
늦게 출발하다가 야외에서 노숙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상황파악이 늦어 항구로 가는 것이 늦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빨리 항구로 향하자. 필리핀의 일처리 기본 방식은 '퍼스트 컴 퍼스트 서브'. 즉 먼저 오는 사람 위주로 선착순으로 일을 진행해 준다. 마찬가지로 항구에도 먼저 도착한 사람에게 배 탑승 우선권을 주기 때문에 빨리 항구로 가는 것이 좋다. 가족이 있다면, 가족이 돌아가면서 줄을 서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무조건 항구에서 대기해야만 한다. 이럴 경우를 대비해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또 그 크기가 크다면 항상
페소 현금을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차량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미팅 샌딩 업체를 예약했다면 괜찮겠지만, 순수 자유여행이라면 차량도 미리 수배를 해
놔야 한다. 당연히 가격도 평소보다 많이 오를 것이고, 차량 섭외 자체도 어려워진다. 차량이 운좋게 섭외 되었다면,
비행기 상황도 같이 체크해야 한다. 하루라도 결항된다면 깔리보 지역의 모든 호텔이 관광객으로 꽉 차서(비행기가 많을 경우) 숙박할 방도 구하지 못할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상황까지 온다면, 숙소를 구하되 공항 근처의 숙소를 구하는 편이 좋다. 편의 시설은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그런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방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해 진다. 여러가지를 두루 살피는 여행객이라면 공항 근처의 말존 호텔을
추천한다. 아니라면 공항 근처에 시설이 좋지 않지만 저렴한 숙소가 있으니 이런 곳을 잡아 머무는 것이 좋다. 또, 식료품을 구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고려하여 현금을 넉넉히 준비하고
또, 일행이 여러명이라면 한명정도는 공항 근처에서 대기하는 것이 좋겠다. 여행자 개개인에게 현재 예약 상황을 알려주지 않을 뿐더러 공항에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 귀국 편 비행기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 상황에서는 누구도 비행기 편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에 공항에 상주하면서 바로바로 현장정보를 습득해
대처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래 탑승 시간에는 공항에 가서 대기를 하면서 이름을 먼저 탑승객 명단에
올리는 것이며, 직원의 이름을 확인해 두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비행기 한대가 전부 캔슬된다면, 그 비행기에 탈 승객들은 선착순으로 차례로 다음 비행기 예약을 하게 되는데,
만약 정보가 늦는다면 다른 사람보다 3~4일 더 늦게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태풍시에는 일부 승객들은 노숙을 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공항에서 대기하면서 최대한 빨리 비행기 탑승 목록에 이름을 올리려고
한다.
탑승이 결정되면, 해당 날짜 몇시간 전부터는 공항에 대기하면서 공항 문 열리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여러가지 이유로 간혹 손님 탑승객 명단이 캔슬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비행기가 캔슬되는 경우는 빠르게 다른 비행기 예약, 혹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비행기 탑승권 예약 구매를 해야 한다.
사실 이 모든 경우는 '순수 자유여행'을 했을 경우. 자유여행이 아니고 업체가 연관되어 있거나 패키지 여행이라면, 여행사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좋고, 또 여행사에서 이런 부분을 해결해 주기 때문에, 안심도 된다. 단, 여행사는 정보만 제공하고 손님의 최종 결정에 따라 일처리를 진행하게 되므로, 이 부분에 대한 최종 책임은 손님에게 있다. 물론, 여행사의 지시로 일정을 진행했다면 이 부분에 대한 책임은 여행사가 지게 된다.
자연 재해는 누구도 쉽게 예측하기 힘들고,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다. 또, 그 피해가 얼마나 될 것인지, 어떤 규모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단, 일기 예보 등을 통해 조금이나마 일찍 예측이 가능하니, 피해규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미리 대비를 한다면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태풍이 왔을때 행동지침은, 빨리 움직이고, 먼저 확인하고, 항상 대기하라. 이 정도로 예약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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