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사는 한국 사람들에게 이민국은 결코 달갑지 않은 이름이다.
필리핀에서 단순 관광이 아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당연히 합법적인 비자가 필요하다.
문제는 이 비자를 취득하는 것이 무척이나 어렵다는 점.
누구 하나의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힘든 것이 관광비자를 제외한 다른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너무 많은, 그리고 광범위한 서류를 요구하고, 또 서류를 준비해 가도 심사 과정이 주관적이라
비자 승인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반대로, 합법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편법으로 일하려고
하는 외국인들 역시 문제다.
일할 수 있는 워킹 비자, 은퇴자에게 주어지는 은퇴비자(심사후 약 2천만원 이상의 보증금 예치 후 발급),
필리핀인과 결혼하면 주어지는 결혼비자, 아주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쿼터 투자 비자 등 비자 종류는 다양하나
실질적으로 비자를 받아서 일하려고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필리핀 이민국이 문제인 것은 외국인에게 뿐만이 아닌것 같다. 최근 Cham Tanteras 라는 필리핀
여성분이 이스라엘로 여행을 가려고 하다가 이민국에서 붙잡혀서 당일 출국을 하지 못하고,
다음날 새로 비행기표를 끊어서 가게 된 사건이 있었다.
이 분은 이스라엘로 입국 전 경유해야 하는 아랍 에미리트 출국을 위해 이민국의 심사를 받던 중 이민국
직원의 경우없는 질문들, 부모님은 이혼하셨느냐? 심지어 졸업식 졸업사진을 가지고 왔느냐 등등
불필요한 질문으로 인해 비행기를 놓쳐 필리핀 서민으로서는 결코 작지 않은 금액인 2만 7천페소를 지불하고
다시 비행기표를 끊어야만 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민국에서 이 여성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도 계속해서 붙잡아놓는 바람에 비행기를
놓쳤고 이 분은 이 문제에 대해 이민국과 국가 감찰 기관인 옴부즈맨 사무소, 상원 위원인 뚤포 위원(억을한 일을
해결해 주는 분으로 유명, 본인 소유의 라디오, 유투브 방송국 운영)에게도 도움을 청한 상태이다.
현재 상원 청문회에서 이미 이 문제가 다뤄진 상태이며, 이민국에서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되엇으므로,
변상책임이나,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뉴스가 다뤄진 유투브나 인터넷 뉴스 댓글에는
'그럴줄 알았다' '뇌물을 받기위한 더러운 수작' '나도 저런 경험이 있다' 라는 등 부정적인 댓글이 많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민국에서는 혹시 모를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한 절차였다고 설명했지만, 전혀 동떨어진 질문을
하면서 비행기 탑승을 막았다는 것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아직 선진국 대열에 들지 못한 국가의 국가기관의 어쩔수 없는 숙명인지. 나도 현지에 거주하면서 국가 기관에
많은 뇌물을 주는 것을 보곤 한다. 공무원 월급도 작고, 공직을 공직이라기보다는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돈이 오가는 상황이 없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점이 항상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법을 초월해서 융통성(?)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사람이 아닌 외국 사람으로선 여기 상황에 화를 내거나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순응하면서, 유리한 쪽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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