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탄산음료
얼마 전 멕시코 등 중남미에서 일반 국민들이 너무 많은 탄산음료를 마셔서, 각종 성인병이나 당뇨병 등의 원인이 되어 사회적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맛에 대한 중독일까? 확실히 단것을 많이 마시면 도파민 등의 중독으로 인해 단것을 계속 찾게 될 수밖에 없다는 과학적 논리는 있다. 중남미도 그렇겠지만, 필리핀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이 탄산음료라는 것이 절대로 일상생활에서 빠질 수 없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또, 필리핀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식음료품 중 일등이 바로 탄산 음료라는 사실. 일 년에 이조가 넘는 탄산음료가 상점에서 팔리고 있다고 하니 필리핀 사람들의 탄산음료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짐작할만하다.
더운 날씨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다 작은 구멍가게에 들러 마시는 병콜라, 혹은 주인 아주머니의 눈총을 받으며, 작은 비닐봉지에 10~20페소 정도 하는 콜라액를 넣어 빨대로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그리고 톡 쏘는 맛까지 있는 콜라를 마시다 보면 왜 필리핀 사람들이 콜라를 손에서 놓을 수 없는지, 또, 기름지고 느끼한 필리핀 음식을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코카콜라 등 탄산음료를 마시게 된다.
위 광고는 코카콜라 100년을 기념하는 광고이다. 왜 콜라를 많이 마시는 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진 않지만, 신생아와 노인을 대비시킴으로써 필리핀 사람의 삶과 콜라가 함께 했다는 것을 감성적으로 설득시키고 있다. 콜라는 단순히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가 아닌 필리핀 사람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잔치 때도 슬픈 일이 있을 때도, 항상 콜라는 그곳에 있었다. 많이 먹으면 당연히 몸에 안 좋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콜라는 백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필리핀 사람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었다.
최근 들어 필리핀에 '설탕세'라는 것을 신설하면서 세수 확대와 더불어 필리핀 국민의 건강을 챙기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고 또 시행 중이지만, 필리핀 사람들의 콜라 소비량은 줄지 않을 듯 보인다. 때로, 지방도시에서는 이 콜라의 수요가 부족해서 도시 전체의 코카 콜라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필리핀 사람들의 콜라 사랑은 유별나다.
코카콜라 컴퍼니와 필리핀
1912년 필리핀에 처음으로 클락이라는 사업가가 필리핀에서 코카콜라를 유통시키기로 결정한 이후, 필리핀에서의 코카콜라의 역사는 이미 100년이 지나버렸다. 지금은 단순히 코카콜라뿐만 아니라, 스프라이트, 로열(환타), 코크 제로 등 다양한 콜라를 필리핀 전역에 유통, 판매하고 있다.
1981년 필리핀에 코카 콜라 회사의 자회사가 세워지기 전까지, 코카콜라는 산미구엘 등에서 위탁 판매 형태로 팔렸다고 한다. 이후, 산미구엘과 합자를 계속하다 현재는 코카콜라 필리핀 법인으로 완전히 독립하게 되었다. 과거 아시아의 1위 규모의 판매량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중국, 일본에 밀려 3위라고 한다.
코카콜라는 콜라 뿐 아니라 로열(환타)을 비롯한 17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즉, 우리가 필리핀 상점에 가서 먹는 거의 대부분의 음료는 코카콜라의 제품이라는 것. 산미구엘이 필리핀의 맥주계를 주름잡고 있듯, 일반 음료는 코카콜라가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인들이 많이 궁금해 하는 것이 바로 필리핀에는 왜 '환타' 브랜드가 없냐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필리핀의 대규모 식음료 회사인 산 미구엘 컴퍼니가 이미 비슷한 맛의 '로열'이라는 음료를 1900년대 초반에 개발해서 판매 중이었고, 1940년대 '환타'를 만들어낸 코카콜라 회사는 '로열' 브랜드의 판권을 사서 '환타'가 아닌 '로열' 브랜드로 오렌지 소다 음료를 판매하게 된 것.
코카 콜라 컴퍼니는 일반 소매점에 냉장고를 빌려주고 각 소매업과 독점 음료 공급 계약을 맺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작은 소규모 판매점에서는 냉장고 살 돈을 줄일 수 있고, 코카 콜라 회사에서는 자신의 음료를 고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좋은 협력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방식은 오늘날에는 펩시 콜라나 다른 회사에서도 똑같이 따라하는 운영전략이 되었다.
또, 작은 가게를 새로 개업할 때, 간판을 만들어 주고 코카콜라 독점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간판에는 코카콜라와 관련된 광고가 들어가게 된다.
제조업이 발달되지 않은 필리핀에서 코카 콜라는 기업의 상품을 판매함과 동시에 폐수 정화 사업, 고용촉진, 소상공인 지원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필리핀 사회에 녹아들었다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다른 종류의 콜라들
콜라는 그냥 마시기도 하지만 코크 - 플로트라는 방식으로 먹기도 한다. 주로 맥도날드나 졸리비 등에서 이런 방식으로 판매를 하기도 하는데, 콜라 위에 아이스크림을 띄워서 아이스크림의 고소한 맛과 콜라의 청량함을 최대한 느낄 수 있게 하는 식음 방식이다.
또, 필리핀에는 다양한 콜라가 있는데, 바로 살시 콜라와 RC 콜라가 바로 그것. 살 시 콜라는 사르사파릴라라는 포도나무나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맛으로 만들어서 마치 파스와 같은 청량감이 많아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콜라이다. 필리핀 자체 브랜드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이 살 시 콜라도 코카콜라 자회사인, 코스모스 보틀 코퍼레이션에서 제작한 코카콜라의 제품.
이에 비해 RC 콜라는 마카이 홀딩스에서 제작한 필리핀 국산 콜라라고 할만한 제품. 맛은 약간 김빠진 콜라. 콜라 순한 맛이라는 평가를 받곤 한다. 가격적으로나, 유통으로도 코카콜라에 경쟁이 안되기 때문에 새로운 소비자 층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는 회사이다. 광고부터 여러 가지 판매전략을 신세대 기준으로 잡고 유통망을 넓혀가고 있다.
탄산음료는 필리핀인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술을 안 먹는 사람은 있어도 콜라를 안 먹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음료인 것이다. 콜라, 물론 몸에 좋지 않지만, 가끔은 더운 필리핀 날씨를 콜라를 먹으면서 잊어보는 것은 어떨까? 또, 기왕 먹어보는 것. 코카콜라가 아닌 RC 콜라를 마셔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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