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생활

필리핀의 국화 '삼파퀴타'

by 필리핀누리 2023. 4. 27.

 

한국의 무궁화, 필리핀의 삼파퀴타

 

'동해물과 백두산이~' 우렁찬 목소리로 한 번쯤이면 불러봤던 애국가. 그 안에 담긴 의미와 감정은 우리에게 항상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또,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무궁화'라는 한국의 국화. 무궁이라는 단어처럼 영원을 상징하는 우리 민족의 영원한 꽃. 

 

이런 무궁화처럼 필리핀 사람들에게도 국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삼파퀴타'. 삼파퀴타는 하얀색의 꽃으로 은은한 향기를 내면서 일 년 내내 피는 것이 특징이다. 아카시아 향과 비슷한 향기가 나는데, 이 향이 무척 달콤하고, 연한 향을 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는 '아라비안 자스민'이라고도 하는데 실제 아라비안 재스민과 동일한 품종은 아니고, 동남아 지역에서 나는 품종을 아랍 상인들이 중동 지역으로 가져가서 키우다 보니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필리핀의 국화 삼파퀴타는 1934년 필리핀의 총독을 지냈던 미국인 프랭크 머피가 필리핀의 국화로 지정한 것인데, 필리핀 사람들의 순수함, 단순하면서도 지고지순한 마음, 삼파퀴타 꽃에 대한 사랑 등을 고려하여 지정한 것이라고 한다.

 

순결, 희망 등의 꽃말을 지닌 꽃인 삼파퀴타 꽃은 보통 장례식이나 돌아가신 분들의 무덤을 방문할 때 사가지고 가는 꽃이기도 하다. 지고 나서도 은은한 향을 내기 때문에, 돌아가신 분에 대한 기억을 온전히 간직한다는 의미도 있고, 필리핀 현지에서는 '영원한 사랑'에 대한 의미도 있기 때문에 성당의 의식에도 쓰이는 꽃이다.

 

또, 외국에서 중요한 손님이 오는 경우 이 삼파퀴타로 화환목걸이를 만들어 걸어주기도 한다.  

 

 

삼파퀴타와 관련된 전설

 

옛날 필리핀에 서로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갸린 왕자와 웨이 공주와의 러브스토리는 가린 왕자가 전쟁에 나가 사망함으로써 끝이 났다. 웨이 공주는 절망에 빠져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등지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핀 꽃이 바로 이 삼파퀴타라는 설화가 있다. 

 

이런 사랑의 언약에서 기원된 이야기처럼 실제로 삼파퀴타는 결혼식에서도 영원한 맺음을 기념하는 상징물로 쓰이기도 한다. 필리핀에서는 남자가 여자에게 삼파퀴타로 만든 꽃목걸이를 걸어주면 청혼의 뜻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하니 정말 로맨틱한 꽃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삼파퀴타

 

한국에서도 유명한 가요 중 하나. 이승철 '말리꽃',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아라비안 자스민의 이름이다. 한국에서 실제로 말리꽃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약간 다른 품종이라고 한다. 

 

관광객들에게는 길거리를 걸어다니다 보면 하얀색 꽃을 들고 다니며 판매하는 상인들, 혹은 운전대 백미러에 이 꽃을 걸어 두거나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꽃이 바로 삼파퀴타. 가톨릭 신앙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 꽃이야말로 필리핀 사람들이 추구하는 정신세계를 의미하는 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삼파퀴타는 꽃 자체로도 풍성한 향기를 풍기지만, 약이나 고급 향수의 재료로도 흔히 쓰이는 삼파퀴타는 사실 필리핀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등 다양한 나라에서 사랑받는 아름다운 꽃이기도 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