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더 빛나는 한국인들
필리핀에 살다 보면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 사람의 열정과 부지런함. 개척정신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된다. 교과서에서 글로만 배웠던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자부심을 외국에 나와서야 느끼게 된다는 것도 조금 우습지만, 단시간에 세계에서도 선진국 반열에 들 정도로 나라를 발전시킨 데는 분명히 한국사람의 기질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필리핀사람들과의 문화적이나 환경적인 비교를 떠나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고난을 극복해내고 성공을 이룩하는 주변 교민들의 스토리를 듣다 보면 과연 한국사람의 추진력과 근면함만큼은 알아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리핀 사회 내에도 많은 한국 교민들이 있다. 많은 분야에서 자기만의 포지션을 가지고 필리핀 사회의 더 나아가서는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 사람들이 많다. 산골 오지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면서 지내는 봉사자 분들을 포함해, 산업 일선에서 자신의 사업체를 힘차게 꾸려나가시는 기업체 사장님들까지. 수많은 한국인들이 필리핀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가운데, 필리핀에서는 '쇼비즈니스' 세계라 불리는 연예계에도 적지만 한국계 연예인들이 분명히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2NE1 의 산다락 박이 그랬고, 대통령의 연인이라 불릴 정도로 사랑받은 그레이스 박이 있었다. 또, 댄스로 유명한 가수 최다슬, 황요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자신만의 장기를 자기고 필리핀 대중들에게 한국인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라이언 방'이 있다. 한국 TV 시청자들에게는 '배틀 트립'과 '무한도전'의 필리핀 출신 허당 연예인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실제로 필리핀에서 꽤 유명한 연예인이다.
한국에서는 필리핀의 유재석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는데 그정도는 아니고 조금 인지도 있는 전국파 MC, 코미디언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인각극장으로 처음 한국에 알려진 그는 진솔한 모습으로 많은 한국 팬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19세 학생 때 데뷔해서 벌써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필리핀에서 활동한 그는 이제 필리핀 국민 누구나가 아는 어엿한 필리핀 연예인이 된 지 오래다.
라이언 방 그는 누구인가?
-갑작스런 TV 데뷔
라이언 방은 한국에서 부모님(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사업 실패로 인해 뜻하지 않게 필리핀에 오게 된 케이스이다. 당시 아버지와 헤어지고 어머니와 살던 라이언 방(방현성)은 어머니의 개인사정과 더불어 영어도 공부하고, 국제적인 감각도 키울 수 있다는 주변의 권유로 인해 필리핀에 유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리들리 국제 학교로 진학한 그는 너무나 외향적인 성격으로 친구들과 어울려 너무 낮은 성적을 받기도 해 부모님(특히 어머니)을 실망시키기도 했지만, 학생 회장까지 할 정도의 인싸 기질로 인해 우연찮게 피노이 빅 브라더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의 출연 기회를 얻게 된다(길거리에서 캐스팅되었다는 설도 있고, 친구였던 방송국 관계자의 아들이 추천했다는 이야기가 있음).
피노이 빅 브라더는 ABS CBN 방송국의 역사 깊은 프로그램으로 알려지지 않은 뉴 페이스 출연자(시즌에 따라 유명인들이 출연하기도 함)들이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면서 매주 시청자들의 투표를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우승자에게는 상금과 더불어 연예계에 데뷔할 수 있는(고정프로 출연 등 출연 지원)가장 확실한 프로그램이자, 많은 연예계 지망생들이 출연이라도 해보고자 하는 꿈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물론,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고 하여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피노이 빅 브라더의 우승자들이 이름도 없이 사라져 가기도 했다. 지금도 티브이에 출연하여 꾸준히 모습을 보이는 이는 몇 되지 않는다. 인기가 없으면 가차 없이 대중들에게 잊히는 연예계에서 피노이 빅 브라더 출신으로는, 특히 준우승자로는 거의 독보적인 매력을 가지고 10년 이상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 바로 방현성(라이언 방)이다.
피노이 빅 브라더의 각 에피소드에서 자신이 필리핀에 오면서 가족이 모두 헤어졌던 사실을 밝히면서 눈물을 보이거나, 택시기사로 일하고 있는 아버지에게 운동화 선물을 하는 모습은 가족애를 중요시하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최종화에서 아쉽게도 우승을 하지는 못했지만, 필리핀 사람들에게 마음의 1등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부모님을 초청해 포옹을 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후, '바나나 스피릿'이라는 코미디 프로그램, 또 '쇼타임'의 보조 MC 로 활약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서서히 만들어 가게 된다. 이때, 라이언 방은 필리핀에서 가장 귀한 인연을 만나게 되는데 그가 바로 필리핀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거의 정상급의 연예인 '바이스 간다'(남자를 실제로 좋아하는 여장 남자 연예인)의 후원을 받게 된 것이다. 공적인 자리에서도 '마미'라고 부를 정도로 바이스 간다와 친해진 라이언 방은 연예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바이스 간다의 지원 아래 급속도로 인기를 얻어갈 수 있었다. 물론, 이 모든 인기는 겸손한 태도로 항상 노력하는 삶을 살았던 라이언 방이 당연히 누려야 할 몫이기도 했다.
또, 이시기 자신의 불완전한 따갈로그 실력을 고치고자, 과외 선생님을 초청하여 매일 과외를 받고 책을 거의 외우다시피 한 일화도 무척 유명하다.
이때였다. '인간극장'의 모습에 포착되었던 것은. 사실 이때쯤이면 필리핀에 사는 모든 교민은 라이언 방의 이름을 알고 있을 때였다. 과거 '산다라 박', '윤하'가 인간극장에 출연했던 것처럼, 때때로, 해외에 사는 한국인 스타의 삶을 조명했던 인간극장에 출연하게 되면서 라이언 방은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서서히 인기를 얻어가기 시작했다. '배틀 트립' 산다라 박 편에 보조출연, 좋은 반응으로 '보라카이' 편에 주연 출연하게 된 이후에도 '무한 도전' 등 다양한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라이언 방은 이제 명실상부, 필리핀, 한국 두 나라에서 많은 인기와 인지도를 얻으며 한국 홍보 대사 및 다양한 행사에도 초청되는 등, 한국계 필리핀 연예인이라는 자기만의 예능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는 미용실, 엔터 사업 뿐 아니라 필리핀 전역의 SM 몰(백화점)에서 자신이 론칭한 컵밥 브랜드에 집중하는 등 사업가적인 기질도 보이는 그는 아직도 백 페소도 없어 길거리를 걸어 다녀야 했던 어려웠던 시절을 잊지 못하고 항상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어떤 때는 허당스런 매력, 때로는 진지한 모습으로,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외국인으로서는 거의 완벽한 따갈로그(필리핀 현지어) 구사로 필리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야말로 원조 K OPPA 인 셈.
-한창 잘나가던 그때 그만
이런 라이언 방에게도 아쉬운 흑역사가 있으니, 바로 탈세 사건과 어머니 관련 사건, 그리고 군대 사건이 그것이다. 범법과 합법은 종이 한 장 차이라 했던가? 아니면 무지에서 비롯된 의도치 못한 사건인가? 다행히 주변의 도움을 받아 잘 해결된 사건도 있지만, 지금도 라이언 방을 괴롭히는 사건들도 분명히 있다. 모든 사람에게 밝은 면만 있을 수는 없는 법. 그에게도 암은 분명히 있다.
2013년, 라이인 방이 2011년 데뷔하여 2012년도까지 벌어들였던 수익에 대한 세금이 전혀 납부되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온다. 필리핀 국세청 (BIR)에서 직접 제기한 이 소송은 라이언 방이 벌어들인 세금과 벌금을 합쳐 약 1 밀리언 페소 (2500만 원가량)을 납부해야만 한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의 부모님을 도와드리고 자신의 생활비로 그동안의 수익을 사용했던 라이언 방에게 이 소식은 믿을 수 없는 사실이였다. 세금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하고 무지했던 그는 당시, 충분히 주변의 탑 스타들에게 돈을 빌려서 세금을 낼 수 있었지만, 주변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아 그러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또, ABS CBN 회장에게 직접 찾아가 어떤 일이든 할 테니, 백만 페소를 빌려줄 수 있겠냐고도 물어본다.
결국 필리핀 마미 '바이스 간다'와 주변의 도움으로 세금 문제를 해결한 라이언 방은 2013년의 사건 이후로는 세금 문제를 잘 처리해 나가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인간극장에 출연 당시 라이언 방 어머니의 아버지에 대한 태도이다. 잘 나가던 아버지의 사업이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각자의 삶을 살아야 했던 라이언 방 가족. 인간극장에 방영되었던 어머니의 모습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최선을 다하려는 아버지의 모습과 대비되어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물론 그들 가족의 사정은 그들만이 알 것이나,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좋아하지 않는 시청자들이 있었다는 것 또한 명확한 사실이다.
마지막은 군대 문제이다. 아무래도 한창 인기 있을 때 군대에 가게 되면 연예계 커리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현재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라이언 방은 현재로서는 군대를 계속 연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알려져 있다.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겠지만,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해서 모든 이들에게 계속 사랑을 받는 그가 되었으면 한다.
-아직도 필리핀에서 잘나가는 엔터테이너
아직도 활발하게 ABS CBN 의 연예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특유의 코믹한 분위기를 살려 지금도 필리핀 사람들에게 자신의 매력을 십분 어필하고 있다. 또, 한주마다 한 번씩 올리는 유튜브에서도 동료 연예인들을 초청해 이야기를 듣거나, 새로운 장소를 여행하는 등 유투버로서의 활동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연예인 이전에 인간이기 때문에 그에게도 여러가지 문제나, 힘든 점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대한 초심을 잊지 않고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며 자신의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그에게 항상 축복이 깃들기를 바란다.
라이언 방 관련 이야기들
-필리핀 톱 연예인과의 열애, 그리고 이별
라이언 방의 인생사나 평소 생활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만, 유일하게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바로 '이성교제'라고 할 수 있다. 필리핀 쇼에 대본으로 출연하는 여자친구를 제외하고 라이언 방의 공개되었던 여자친구 중 가장 쇼킹했던 것은 바로 '옝 콘스탄티노' '양'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가수 중 한 명으로 HAWAK KAMAY (손을 잡아요) 등 여러 가지 히트곡을 발표했던 필리핀 국민 가수 중 한 명이다.
라이언 방의 일방적인 구애(퀄팅) 기간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약 12년이 지난 후 쇼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라이언 방을 좋아했었지만 표현하지 않았다고 해서 필리핀 현지에서 많은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라이언 방의 다가옴이 그녀에게 첫사랑이었고, 당시 일부러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라이언 방을 내심 좋아했다고 밝혔던 그녀는 라이언 방이 갑자기 연락을 끊고 사라져서 몹시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지금은 결혼한 '양', 그리고 아직도 공식적으로 솔로인 '라이언 방'. 라이언 방이 그녀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더 좋은 인연이 라이언 방을 기다리고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한국인으로서 필리핀에서 산다는 것
한국인이 길거리를 걸어가다 듣는 '뽀기'(잘생겼다)라는 말. 그리고 때로 중국인 흉내를 내며 은근히 인종차별을 하는 필리핀 사람들. 필리핀의 1억 인구 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필리핀의 삶.
이곳에서 필리핀 교민들은 항상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하루를 살아간다. 이런 교민들에게 '라이언 방'이라는 연예인은 단 한 사람의 연예인이 아닌 한국인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연예인이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마침내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한 라이언 방. 마찬가지로 여기 사는 한국 사람들 모두가 자신이 한국인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삶에서 성공을 거뒀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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