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고 옷가게 우카이 우카이
한국의 구제상품? 누군가에겐 쓰레기 누군가에겐 한정판!!
필리핀 서민들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골목상점 '사리사리 스토아', 소규모 식당 '깐띤', 그리고 중고 옷가게 '우카이 우카이' 라고 할 수 있다. 필리핀에 처음 여행와서 놀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필리핀 사람들이 입는 옷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못사는 나라라고 생각했던 필리핀 사람들이 의외로 나이키나 아디다스, 혹은 준 명품을 많이 입고 있는 모습이다. 누군가는 이 옷들이 모두 가품(짝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의외로 이 제품들은 진품인 경우가 많다.
이런 제품들의 비밀은 바로 해외 수입에 있다. 미국, 한국, 일본 등지의 선진국들은 사실 옷 공해라고 할 정도로 필요 없는 옷을 사고 또, 버린다. 이런 옷들은 아파트나 주거단지에 있는 의류 수거함에 버려지게 된다. 의류 수거함을 담당하는 청소부들이나, 지역별로 이런 옷들만을 수거하는 도매상들이 이런 옷들을 모두 모아 무역의 형태로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혹은 개발도상국에 수출하게 된다.
필리핀 사람들에게 우카이 우카이는 생활의 한 방식이자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장소이다. 외모에 특히 많은신경을 쓰는 필리핀 사람들은 적은 비용으로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입을 수 있다는데 있어 우카이 우카이를 많이 애용한다. 또, 대형 매장에서 아무리 싸게 사더라도 우카이 우카이에서 일정 품질의 옷을 사는 것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적은 임금을 받는 일반 서민들에게 우카이 우카이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미국의 통치를 받았던 지난날의 필리핀 역사, 현재도 수많은 미국인들이 살고 있고, 그들의 후손이 필리핀 각 계층에 진출해 있는 사회 상황상 미국식의 중고문화(예를 들어 개러지 세일) 즉, 다른 사람이 사용했던 물건에 대한 거부감을 많이 느끼지 않는 문화도 가지고 있기에 필리핀 전국적으로 이 우카이 우카이 산업은 크게 번창하게 되었다. 현재 일반 서민 뿐 아니라 필리핀 전체 계층에 이르기까지 우카이 우카이 중고 옷 상점은 필리핀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카이 우카이라는 말은 세부어로 쳐서 털어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이름은 중고 옷이 들어오면 샵 주인이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 옷을 펼쳐서 털어냈던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다른 뜻은 '발굴' 이라는 뜻으로 옷더미에서 자기만의 옷을 발견해서 구입해 내는 데서 뜻을 가져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실제로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 옷이나 신발등을 우카이 우카이 상점에서 구입해 소장하거나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코로나 시절, 많은 필리핀 사람들은 외출을 할 수가 없는 상황에서 틱톡이나 인스타 라이브를 통한 우카이 우카이 중고 옷의 온라인 판매에 열광하고 많은 옷을 구입하기도 할 정도로 이미 우카이 우카이는 필리핀 인의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우카이 우카이 가게는 단순히 옷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신발, 가방, 일본제 구식 전자기기 등 판매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우카이 우카이 라는 비즈니스 카테고리 안에서 판매되고 있다.
우카이 우카이의 역사
우카이 우카이의 시작은 여러 설이 있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중고 의류 보급품이 필리핀에 도착하면서 시작되었다는 설, 1980년대 국제 구호 단체가 필리핀 북부의 바기오 시에 대량의 중고 의류를 보급했다는 설, 그리고 홍콩 OFW (해외 노동자)들이 중고 의류를 필리핀으로 보내면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있다.
필리핀 북부의 여름수도(과거 필리핀의 더운 날씨에 대통령들이 매 여름마다 날씨가 서늘한 바기오로 이동하여 집무를 봤다는 데서 유래된 단어)인 바기오는 필리핀의 우카이 우카이 산업의 중심지였다고 하며, 현재는 필리핀 전역에서 우카이 우카이 상점을 볼 수 있다.
비즈니스(사업)으로서의 우카이 우카이
사실 필리핀 법상 중고 의류를 수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필리핀 국내의 의류 산업을 보호하고, 필리핀 국가 존엄성(필리핀이 중고 상품을 수입하는데서 오는 이미지 하락)을 막기 위해 이미 1966년부터 불법 산업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필리핀 전국에서 우카이 우카이 산업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실 우카이 비즈니스는 헌옷을 재활용함으로서 자연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각종 장점을 가지고 있다. 사실 우카이 비즈니스가 불법화된 데는 필리핀 내 의류 업체 및 대형 쇼핑몰의 로비가 정치권에 잘 먹힌 결과라고 보는 편이 좋다.
'라삐 뚤뽀' 서민 입장에서 불합리한 일을 해결해주는 라디오 방송 진행자이자 상원 의원은, 불법으로 규정해도 전국의 우카이 우카이 산업을 모두 없앨 수 없다면 차라리 합법화하여 세수 확보와 고용창출등의 각종 이점을 누리자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우카이 우카이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불법이기 때문에 마진폭이 큰 것이고 만약 합법화된다면 우카이 우카이 제품의 마진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우카이 우카이 비즈니스가 쇠퇴할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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