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의 교통의 요지에 위치하여 오랜 시간 전부터 다양한 문화의 교류를 경험했던 지역이다.
인도부터 극동아시아, 미국 등 전 세계에 이르기까지, 필리핀이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은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국가와
역사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맺어오기도 했다.
필리핀과 연관이 있떤 나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스페인과 미국. 스페인에게는 300년 이상의 지배를 받고, 미국에게는 48년간의 신탁통치 지배를 받은 국가 필리핀. 스페인은 당연하지만, 미국에도 수많은 필리핀 인들이 진출하여 비록 현지인들과의 혼인을 거쳐 혼혈이 되었어도 그들만의 역사를 가지고 필리핀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것 이상으로 미국과 필리핀의 여러 가지 동질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용어로 쓰는 영어뿐 아니라 미국의 다양한 문화, 미국인의 기질, 총기 문화, 미국인과의 혼혈인등 중세에는 스페인이었다면 근세, 현대에는 필리핀은 사실 미국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적으로는 약소국의 한계로 중국과 미국 사이를 오가는 중립 외교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미국 통치 시대에 미국인들이 필리핀 사람들을 '작은 갈색 형제'라고 부를 정도로 필리핀인의 정서에는 미국의 정신이 깊이 박혀있기도 하다.(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전 대통령이 만든 말)
필리핀계 미국인의 역사
필리핀인이 미국에 이주한 역사는 필리핀인 선원들이 스페인 점령기에 지금의 멕시코에 이주한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지금의 루이지애나와 캘리포니아 일대에 처음으로 정착한 필리핀 사람들은 흔히 '마닐라 맨'으로도 불리며, 현지에서 농장 등지에서 일했다고 한다.
또한, 미국의 필리핀 통치 시대에 미국에 더 나은 기회를 찾기 위해 필리핀에서 미국으로 이주하는 사람의 숫자는 늘어만 갔다. 필리핀인들이 해방된 후 미국으로의 이민 인구는 잠시 줄었다가 1960년 이후 미국의 이민법이 개정되면서 숙련된 기술자나 의사, 간호사들이 미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이미 430만 이상의 필리핀인들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하며, 미국 내 모든 인종을 포함해서 높은 순위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미 미국의 주요 도시에는 '리틀 마닐라'가 있어 그곳을 중심으로 필리핀 사람들은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유명한 필리핀계 미국인
애플 데 압 - 브라운 아이드 피스 멤버. 미국 흑인 혼혈로 마닐라 북부 앙헬레스 시에서 태어나 힘든 시절을 겪고 미국으로
이민하여 음악적으로 크게 성공하였다. 지금도 과거를 잊지 않고 불행한 혼혈인들을 돕는 재단을 설립하여 활동 중이다.
바네사 허진스 - 하이스쿨 뮤지컬로 유명해진 여배우. 필리핀의 혈통을 가지고 있는 그는 때때로 필리핀에 방문해 친지들과 만나고 있다.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는 할리우드의 핫한 배우 중 하나.
브루노 마스 -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로 팝 음악계에서 유명한 필리핀계 스타. 필리핀 뿐 아니라 흑인, 하와이 혈통등 다양한 인종의 혼혈로 태어난 브루노 마스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 음악계에 입문했다고 한다.
레아 살롱가 - 이쪽은 필리핀에 기반을 두고 미국에서도 활동하는 타입의 여배우. 미스 사이공의 주연으로 활약하며, 디즈니의 알라딘 주제가를 부르는 등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한 바 있다. 필리핀에서의 평가는 잘난 체한다는 평도 있고, 전설적인 여배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미스 사이공'역에 대해서는 연기를 떠나 배역 자체가 너무 아시아인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있었다.
데이브 바티스타 - 프로레슬링에서 맹활약한 레슬러이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드랙스로도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이다. 현재는 레슬러로는 활동을 거의 하고 있지 않다. 아버지가 필리핀에서 이민온 이민자의 아들로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데이브 바티스타를 어렵지만 정직한 사람으로 자라는데 큰 영향을 줬다고 한다.
니콜 쉐르징어 - 필리핀인 혈통의 아버지 아래서 태어난 미국 유명 팝 그룹 '푸시캣돌스'의 멤버.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연예계활동으로 커리어를 쌓았고 현재도 할리우드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가수.
이 외에도 수많은 필리핀계 미국인들이 미국의 각 분야에서 맹렬히 활약하고 있다.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개방적인 자세로 미국의 장점을 흡수해서 더 나은 삶을 만들어 나가는 미국계 필리핀인들의 모습이 때로는 부럽기도 하다. 미국 이민 역사가 긴 만큼 한국과의 단순 비교는 힘들지만, 한국계 역시 앞으로 필리핀계 이상으로 미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지금 이상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을 선보일 시기기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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