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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생활

보라카이 글로리아 티롤 박물관

by 필리핀누리 2023. 5. 25.

 

보라카이 티롤 박물관

 

영원한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다. 인도의 타지 마할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연인의 지고한 사랑을

표현하는 작품이나 건물은 많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깃든 기념물이나 장소는 그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한 영감과 감동을 준다.

 

필리핀 역시 마찬가지로 이런 사랑의 결정체가 된 건물이 많다. 세부의 명소로 확실히 자리 잡은 템플 오브

레아가 그것이다. 사업가인 남편, 테오도리코가 부인 레아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기리기 위해 만든 거대한

신전은 오늘날에도 많은 방문객들이 방문하여 이들 연인에 대한 스토리와 더불어, 거대한 신전만큼이나

깊은 남편의 부인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된다.

 

 

보라카이에도 이런 장소가 있다는 것을 혹시 아시는 분이 많은지 모르겠다. 보라카이를 처음 개발하고 

정착했다고 알려진 '티롤'가문의 호텔 시윈드, 그 안의 글로리아 티롤 박물관에서 보라카이에 대한 역사와

더불어 로베르토 티롤의 부인에 대한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다.

 

티롤 가문은 보라카이로 가는 통로인 깔리보 공항에서도 조금 떨어진 이바하이에 코코넛 농장을 가지고

있었고 보라카이의 상당한 지역을 소유했던 대지주이다. 지금의 보라카이 안의 막강한 많은 가문들은 거의

대부분 이 티롤 가문에서 파생되었거나, 혼인관계로 지금의 힘을 가지게 된 패밀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약사였던 글로리아는 1936년 티롤 가문의 로베르토와 결혼을 했고, 목공예품 사업과 약국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여러해가 흐르고 1991년 글로리아 티롤이 세상을 뜨게 된 후 1999년에 로베르토가 자신의 아내를

기리고 가문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자신의 사유지에 기념 박물관을 지었다.

 

시윈드 박물관은 보라카이 스테이션 1을 지나 더 위로 올라가야만 볼 수 있는 호텔로, 다른 호텔들과는 달리

방갈로 형식의 여러 건물들이 모여있어 프라이빗한 분위기를 듬뿍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호텔 프런트

바로 옆에 오래된 천사상이 서 있고, 그곳에 글로리아 티롤 박물관이 위치하고 있다.

 

박물관은 여타 다른 박물관과는 달리 아주 규모가 크거나 화려한 곳은 아니다. 아주 잘 정돈된 것도 아니고

여러 가지 물건이 뒤섞여 있기도 하다. 그래도 보라카이 역사에 대한 일면을 한 가족의 시점에서 볼 수 있고, 

보라카이의 과거 유물이나 필리핀 관련 아이템들을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보라카이 내에서 거의 볼 수 없는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박물관에 처음 들어서면, 명나라 시대, 무역의 흔적을 볼 수 있으며, 보라카이에 과거 거주했던 원시인들의

뼈와 토기 등의 귀중한 자료도 관람할 수 있다. 또, 티롤 가족이 어떻게 보라카이에 오게 되었는지, 로베르토

티롤의 아버지 이코이 티롤이 1870년대에 단돈 1페소를 가지고 마닐라로 가서 어떻게 그들의 사업을 만들고

성공시켰는지, 보라카이에서 어떻게 정착하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1920년대가 돼서 티롤 가문은 아클란

주에서도 가장 부유한 가문중 하나가 되었으며, 보라카이의 땅을 사들이고 개발한 역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 볼 차례이다. 2층에는 생전 글로리아 티롤이 소유했던 다양한 콜렉션들과 티롤 가문이 사용했던

과거의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아클란에서 가장 큰 축제인 아티아티한과 관련한 각종 기념품들이

이곳에 전시되어 필리핀 토착 아티 족과 보라카이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또, 티롤 부부가 해외 여행을 갔을 때 사들였던 골동품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일본, 미국 등지에서 구입해 온

다양한 물건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글로리아 티롤 박물관은 다 보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곳은 아니다. 천천히 둘러봐도 30분 정도면 모든 곳을

구경할 수 있다. 하지만, 로베르토의 글로리아에 대한 사랑이 담긴, 입구에 놓인 천사상처럼, 티롤 박물관은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라카이에서 손꼽히는 박물관을 방문했다는 의미와 더불어 티롤 부부의 사랑을 듬뿍

느끼게 하는 곳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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