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생활

필리핀의 토착 천주교 신앙 '이글레시아스 니 그리스도'

by 필리핀누리 2023. 5. 23.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의 상징깃발 믿음 희망 사랑, 평등 등을 나타내고 있다.

필리핀에서  이글레시아스 교

 

필리핀의 거리를 걷다 보면 우뚝 솟은 첨탑이 인상적인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첨탑 이외에는 네모로 각진 건물이

신기할 정도로 잘 정돈된 장내를 볼 수 있는데, 낮이나 밤에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얼핏 보면 종교 건물이나 교회 같은데, 일반 교회와는 좀 다른 분위기를 풍기기도 하고, 들어가는

입구에 영어로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여행객들이 보시기에는 좀 독특하게 생긴 천주교 교회라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 교회는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라고 하는 천주교 교회가 맞긴 하지만, 정통 천주교에서 보기에는 약간의 '이단'종교라고 할 수

있는 교회이다.

 

이 교회는 한국의 여느 이단 교회와 마찬가지로 하느님 외에 설립자를 신격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많은 기존

교회에서 공격을 받고 이단으로 낙인찍힌 교회라고 한다. 이미 한국에도 INC라고 불리며, 4개의 지부가 있고, 필리핀에서는 인구의 3%가 이 종교를 믿으며, 자체 방송국이 있어 방송을 송출할 정도로 세가 대단하다. 또, 신자를 기반으로 한 정치인들의 당선을 좌우하는 '스윙보트'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어, 기존 정치권에서도 절대로 무시하지 못할 세력이 되었다.

이글레시아스 교의 역사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의 창시자 '펠릭스 마날로'. 1886년 마닐라 따귁 시에서 출생한 그는 가톨릭 가정에서 자라나서

여러 가지 종파를 전전했다고 한다. 기독교계 감리교, 성공회, 감리회를 전전하던 중, '제7 일안식 예수 재림 교'에 입교하면서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전도사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2년 후, 자신이 하나님으로 부터 직접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1914년 자신만의 교회를 세워 신자들을 가르치고, 자신이 직접 교주가 되어 세를 넓히기 이른다.

1937년부터 시작된 교세 확장은 마닐라를 넘어 민다나오까지, 순식간에 필리핀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2차 세계 대전

에서는 교인들이 필리핀군의 일원으로 참전하는 등 나름 역사와 명분을 가지게 되었고, 또, 1960년대 들어 라디오 방송국

, 1980년대 TV 방송국을 세움으로써 계속적인 확장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교주인 펠릭스 마날로가 별세한 이후, 아들인

에라뇨, 에두아르도까지 3대째 교주 집안이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를 이끌고 있다.

 

해외 선교도 활발하게 진행하여, 필리핀계 사람들이 많이 머물고 있는 하와이에 1960년대, 1970년대에는 구미권, 1980

년대에는 아프리카까지 세를 넓히면서 가히 '전세계급 종교'가 되었다.

 

마닐라 내에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 건물의 본부가 있는데, 1971년 세워진 본부 건물 내에는 여러 가지 시설뿐 아니라,

'뉴에라'대학교라는 교육기관, 자체 거대 체육관도 있을 정도로 다양한 건물이 모여있는 행정 복합 단지가 되었다.

 

2014년 필리핀의 베그니노 아퀴노 대통령은 이글레시아스 창립 100주년 기념식을 선포할 정도로, 필리핀 내에서는 이미

기성 종교 중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대선 대통령 후보였던 로브레도 씨는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에 지원을 호소했다.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의 교리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삼위일체를 부정하고 하느님 외에 다른 신은 없으며, 예수님은 오직

죄 없는 인간이었을 뿐 선택받거나 특별한 존재는 아니라고 믿는다. 이 부분이 기존 종교에서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부분으로, 이글레시아에서는 삼위일체는 로마황제가 후에 만들어낸 것일 뿐 본래의 진정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예수님은 신이 아니고 단지 인간일 뿐이라는 교리

입교를 위해서는 꽤 까다로운 과정이 요구되는데 1. 교회에 6개월 이상 다니면서 성경공부를 할 것, 2. 6개월의 기본

과정이 끝나면 15주의 기도 모임 참석, 3. 마지막으로 시험을 보고 합격하면 세례를 받게 된다.

 

교인끼리의 결혼, 결혼 전 성관계금지, 십일조의 철저한 규율등이 있어, 이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 바로 출교 당하는

시스템으로 자체 교리 준수를 엄격하게 지키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십일조 등으로 걷어들인 현금은 새로운

지역에 INC의 교회를 짓고 새로운 신도를 유치하는데 이용된다.

 


신은 있다. 하지만 선지자는 한명이다. 이런 의견은 기존의 수많은 종교에서 널리 이용되었던 종교 교리 시스템이다.

한국의 통일교, 일본의 창가학회 등 수많은 종교가 이런 공식을 따르고 있다. 종교의 옳고 그름을 떠나, 필리핀 내에서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는 이미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세력이 되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믿고 의지하는 종교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내부적으로 수많은 파벌, 알력이 생겨났으며, 그 사이에 많은 사건이 일어나, 필리핀 내에서도

많은 화제가 된 바 있다. 신와 인간, 그리고 믿음이 어떻게 어우러질 때  새로운 종교가 생겨나고 또, 기존 종교가

다시 쇠퇴하고 그곳에서 새로운 종교가 생겨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의 이치와 흡사하다고 보이기도 하다.

 

필리핀의 토착 카톨릭 종교, 이글레시아 니 그리스도가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다른 여타

종교처럼 다시 새로운 감각을 잃고 구태의연화 되리라 생각되는 것은 무리일까? 언젠가는 INC 안에서 새로운 종교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댓글